2025년 여름 에어컨 전기세, 작년 고지서를 기억한다면
작년 여름, 어느 날 저녁이었다. 퇴근하고 돌아와 우편함에 꽂힌 고지서를 보고 숨이 턱 막혔다.
“이게 말이 돼? 에어컨은 일주일에 몇 번 켰다고… 11만 원이라고?”
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날 저녁, 더워서 에어컨을 끄지는 못하고 전기세 걱정만 더해갔다.
그때 알았다. 여름철 에어컨은 ‘무시무시한 돈먹는 바람을 뿜는 기계라는 것’을.
그리고 2025년.
기상청은 2025년 여름철(6~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으며, 폭염일 수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있다. 서서히 더워지고 있다.
올해도 에어컨은 필수이겠지.
하지만, ‘작년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전략이 필요하다.
전기세가 무서운 이유 – 누진세 3단계가 기다린다
전기요금이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많이 써서가 아니다. ‘구간을 넘었을 때 폭탄처럼 튀는 누진세 구조’ 때문이다.
2025년 5월 기준, 한국전력공사 고시에 따르면, 하계(7~8월) 기간 동안 주택용 전기요금은 다음과 같이 3단계 누진 구조로 적용된다.
사용량 구간(kWh) | 기본요금(원/호) | 전력량 요금(원/kWh) | 설명 |
---|---|---|---|
300kWh 이하 | 910 | 120.0 | 안심 구간 (에어컨 사용 최소 시 유지 가능) |
301~450kWh | 1,600 | 214.6 | 주의 구간 (누진 시작 지점) |
450kWh 초과 | 7,300 | 307.3 | 고위험 구간 (하루 5시간 이상 사용 시 도달 가능) |
※ 출처: 한국전력공사 「하계 주택용 저압 전기요금표」
여름철에는 누진제 완화가 적용되어 1단계 기준이 평소보다 높아지지만, 450kWh를 초과하면 전력량 단가가 307.3원, 기본요금이 7,300원으로 폭등한다.
혹시 지금도 3단계 구간이 정확히 뭔지 헷갈리셨나요? 그렇다면 지금이 바로 본문을 끝까지 읽어야 할 타이밍이다.
그래서 우리는, ‘전기요금 RPG 게임’을 시작한다
상상해보자. 전기세 고지서를 무찌르는 RPG 게임이 있다고 치자. 각 구간은 스테이지, 각 실천법은 스킬, 고지서는 보스 몬스터다.
우리의 목표는 단 하나다. 3단계 구간 진입을 막고, 2단계에서 생존하는 것.
그렇다면, 지금부터 이 ‘전기요금 RPG 게임’에서 사용할 5가지 실전 스킬을 하나씩 살펴보자.
스킬 1. 에어컨 26~28도 자동 설정 + 에코모드 – 기본 중의 기본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에어컨 설정 온도를 1도 높이면 약 7%의 전력 절감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최적 온도는 26~28도. 여기에 에코모드(절전모드)를 병행하면 냉방 효율은 유지되면서 전력 소비는 크게 줄어든다.
혹시 여러분은 ‘에코모드’ 버튼을 한 번이라도 눌러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많은 분들이 그 기능이 뭔지조차 모른 채 매년 수십만 원의 전기세를 내고 있다.
▶ 실천 팁
- 외출 전 ‘28도 자동 운전 + 타이머 3시간’ 설정
- ‘파워냉방’ 대신 ‘쾌적모드’ 활용
- 전력요금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면 절감 효과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음
스킬 2. 선풍기와 동시작전 – 풍속 보정으로 전력 30% 절감
선풍기는 에어컨의 ‘버디 플레이어’다. 26도 설정 + 선풍기 조합은 체감온도를 24도로 유지시켜 에어컨 단독 운전보다 냉방효율을 높여준다.
▶ 실천 팁
- 선풍기는 에어컨 바람 방향과 직각 배치
- 천장이나 벽 방향으로 바람을 순환시키는 구조가 효율적
- 두 기기의 타이머를 동일하게 설정하면 절전 효과 극대화
아래 다이어그램처럼, 선풍기의 위치만 바꿔도 실내 냉방 효율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스킬 3. 암막커튼과 창문 필름 – 열 차단이 곧 전기세 절약
실내 열 상승은 외부 햇볕과 유리창의 열복사 때문이다. 일부 사례에서는 암막커튼 설치로 실내 온도가 낮아지고 전력 소비량이 감소하는 효과가 보고되었다.
▶ 실천 팁
- 햇볕이 들어오는 방향 창에는 암막커튼 + 차단필름 병행 설치
- 커튼은 벽과 밀착되게 설치해야 차단 효과가 높다
- 창이 2중 구조일 경우, 바깥 유리에만 필름 부착
☞ 지금까지 설명된 실천법 3가지 중 혹시 하나라도 안 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여전히 매달 ‘전기요금 폭탄’ 고지서를 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지금이라도 하나씩 바꿔보면, 이번 여름 고지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스킬 4. 10년 넘은 에어컨? 고효율 가전 지원제도 활용하기
전기요금이 유독 많이 나오는 가정은 공통적으로 하나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바로 “오래된 에어컨”을 그대로 쓰고 있다는 것.
2025년 현재 기준으로, 10년 이상 된 에어컨은 최신 고효율 제품 대비 최대 40% 이상 전력을 더 소비한다. 에너지효율 등급 1등급과 5등급의 차이는 그만큼 전기요금에도 직결된다.
▶ 실천 팁
- 에어컨 뒷면에서 제조연도 및 소비효율 라벨 확인
- 고효율 등급 제품으로 교체 시 장기 절감 효과 큼
- 특히 저소득층이라면 한전에서 운영 중인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지원 사업을 통해
품목당 최대 30만 원까지 환급받을 수 있음 (세탁기·에어컨·냉장고 등 대상)
스킬 5. 스마트플러그와 타이머 – 밤새 낭비되는 전기를 잡는다
에어컨을 껐다고 생각했지만, 대기전력으로 여전히 소비 중일 수 있다. 게다가 무심코 켜놓은 채 잠든 밤은, 누진세 3단계를 향한 지름길이 된다.
▶ 실천 팁
- 스마트 타이머 설정으로 취침 전 2~3시간 뒤 자동 OFF
- 스마트플러그 연결 시 전력량 모니터링, 과사용 알림 가능
- ‘카카오홈’, ‘삼성 SmartThings’ 등 앱으로 원격 제어 가능
혹시 여러분도 ‘자고 일어나니 에어컨이 아침까지 켜져 있었다’는 경험 있으신가요? 그날 하루의 전기요금만 따져도 꽤 아찔할 수 있습니다.
전기요금 부담 낮추는 또 하나의 방법
지금까지 에어컨 설정, 커튼 설치, 선풍기 조합 등 집 안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전기요금 절약법을 살펴봤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을 했는데도 전기요금이 여전히 높게 나온다면? 그럴 땐, 정부에서 운영 중인 지원 제도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많은 분들이 놓치고 있는 정보가 하나 있다. 일반 가구도 참여할 수 있는 ‘에너지 캐시백’ 제도다.
1. 한전 에너지 캐시백 – 일반 가구도 전기요금 환급 받는다
‘에너지 캐시백’은 전기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는 전국민 대상 인센티브 프로그램이다. 쉽게 말해, 평소보다 전기를 적게 쓰면 그 절감량에 따라 요금 일부를 돌려주는 제도다.
- 참여 대상: 주택용 전기 사용자 (최근 2년간 1년 이상 사용 이력 필요)
- 신청 방법: 에너지 캐시백 공식사이트 또는 ‘한전 ON’ 앱
- 절감 조건: 3% 이상 절감 + 지역 평균 절감률 이상 → 1kWh당 30원 지급
- 추가 혜택: 5% 이상 절감 시 최대 1kWh당 70원 차등 지급
- 지급 방식: 다음 달 전기요금 고지서에서 자동 차감
올여름 고지서에 놀라기 전에, 지금 한 번 신청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2. 에너지바우처 – 저소득층 여름 냉방비 지원
에어컨은 돌리고 싶은데, 전기요금이 부담되어 아예 틀지 못하는 가구도 있다. 그럴 경우, 에너지바우처 제도를 꼭 확인해보자.
2025년 기준, 에너지바우처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복지시설 거주자 등 에너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여름철 냉방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지원 방식은 간단하다. 전기요금에 자동 차감되는 ‘바우처 포인트’가 지급되는 구조이며, 신청만 해두면 여름철 고지서에서 해당 금액이 빠져나간다.
- 신청 방법: 주민센터 방문 또는
에너지바우처 공식사이트에서 온라인 신청 - 신청 시기: 5월 말~6월 초 공고 예정
- 지급 금액: 가구 유형에 따라 7,000원~10,000원 상당 전기요금 차감
3. 한전 복지할인 제도 – 월 최대 16,000원 할인
한국전력에서는 복지 대상자에게 전기요금을 정액 또는 정률로 할인해주는 복지할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 대상: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독거노인, 다자녀가구, 국가유공자 등
- 혜택: 월 최대 16,000원 요금 차감
- 신청: 한전 고객센터(123), 또는 가까운 지사 방문
복지 할인은 ‘신청하지 않으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꼭 기억하자. 자격이 되는데도 몰라서 혜택을 놓치는 경우가 아직 많다.
올해 여름, 고지서 앞에서 당황하지 않으려면
올여름 전기요금이 걱정된다면, 지금부터 하나씩 점검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에어컨 온도 설정, 선풍기 조합, 암막커튼 설치 같은 작은 습관부터 에너지 캐시백 신청, 복지할인 제도 확인까지 실제로 고지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실천법을 꼼꼼히 확인해보자.
요금제 구조를 정확히 알고, 우리 집 사용 패턴을 이해하고, 실행 가능한 절약 습관을 실천하는 것. 그것이 올해 여름을 조금 더 가볍게 보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
※ 그리고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는 요즘, 실내 공기 질도 함께 점검해보세요.
👉 ‘우리 집 공기 괜찮을까?’ 실내공기 관리 가이드(2025)도 함께 참고하시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