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패스만 있으면 끝 아닌가?
스마트톨링 이야기를 처음 들은 사람 대부분이 이렇게 말합니다.
사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합니다. 이미 하이패스가 대중화된 지 오래고,
요즘 고속도로를 달리며 요금소에서 멈추는 차량은 점점 보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24년부터 실제로 도입된 ‘스마트톨링(Smart Tolling)’은
하이패스와는 전혀 다른 시스템입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단말기 없이도 요금이 자동으로 부과된다는 점입니다.
번호판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이 요금소나 특정 구간을 통과하면 별도의 하이패스 장비 없이도
통행료가 자동으로 결제되거나, 사후에 납부 고지가 진행됩니다.
하이패스보다 더 진화된 형태의 요금 시스템.
이것이 바로 스마트톨링의 핵심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내가 등록을 안 했는데도 요금이 빠져나간다?’
‘하이패스 있는데도 또 등록을 해야 한다고?’
‘통과는 했는데 고지서가 날아왔다?’
이런 오해와 혼란이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제도가 어디까지 도입되었고
앞으로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기존 하이패스 사용자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위 이미지는 국토교통부 보도자료(2024년 5월 28일자 공지)에 첨부된 내용을 활용
1. 스마트톨링, 언제부터 어디서 시작됐나?
2024년 시범사업 – 고속도로 9개 요금소
국토교통부는 2024년 5월 28일부터
스마트톨링 시범사업을 정식으로 시행했습니다.
시범사업 대상은 고속도로 일부 구간으로,
총 9개 요금소에서 새로운 시스템이 적용되었습니다.
- 경부선: 대왕판교 요금소
- 남해선: 서영암, 강진무위사, 장흥, 보성, 벌교, 고흥, 남순천, 순천만 요금소
이들 구간은 모두 차량 번호판 인식 시스템을 통해 무정차 통과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고,
하이패스 장비가 없더라도 사전 등록된 신용카드 또는 사후 자진 납부 방식으로
통행료가 정산되는 구조입니다.
시범사업은 약 1년간 진행되며,
2025년 5월 27일까지 고속도로 해당 구간에서 제도 완성도와 시스템 안정성 등을 평가하게 됩니다.
2025년 광안대교 – 전국 첫 전면 시행 사례
2025년 2월 1일,
부산시 광안대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스마트톨링 시스템을 ‘전면 시행’한 유료도로가 되었습니다.
이 구간을 통과하는 차량은
하이패스가 없더라도 번호판 인식만으로 통행료가 부과되며,
하이패스나 사전 등록 서비스 이용 시에는 차종별 통행료 100원 할인 혜택도 적용됩니다.
부산시설공단은 광안대교 스마트톨링 시행과 함께
다음 두 가지 납부 방식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 사전 등록 결제: 차량 번호 + 신용카드를 등록 → 자동 납부
- 사후 자진 납부: 통과 후 15일 이내 직접 납부
만약 이 두 가지 방식 모두 적용하지 않고 통과했다면,
이후 문자나 우편을 통해 ‘미납 통행료 고지서’가 발송됩니다.
이때 납부 기한을 넘기면
추가금이 발생하거나, 추후 민원 절차가 필요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전국 고속도로 확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음
스마트톨링 시스템이 실제로 도입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국 고속도로 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이나 구간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차량 흐름 개선 효과, 시스템 안정성, 납부 편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시범사업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확대 시행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스마트톨링은 단지 기술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행정 시스템, 국민의 인식, 등록률, 사후 민원 부담 등
실제 운영 전환을 위한 여러 조건들이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 복합 정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단 하나입니다.
“스마트톨링은 이미 시작되었고, 일부 지역은 전면 시행 중이다.”
이제 필요한 건,
이 변화 속에서 운전자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입니다.
2. 기존 하이패스와 무엇이 다를까?
하이패스를 쓰고 있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톨링이 별로 새로울 게 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멈추지 않고 통과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두 시스템은 기술 구조부터 요금 처리 방식까지 전혀 다릅니다.
스마트톨링은 하이패스를 대체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하이패스를 포함해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하는 무정차 통행료 체계입니다.
즉, 하이패스 단말기가 없는 차량도
사전 등록 또는 사후 납부만 하면 정차 없이 통과가 가능한 시대가 된 것입니다.
단말기 유무, 요금 납부 방식에서의 차이
아래 표는 두 시스템의 가장 큰 차이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구분 | 하이패스 | 스마트톨링 |
---|---|---|
장비 필요 여부 | 하이패스 단말기 필요 | 단말기 불필요 (번호판 인식) |
요금 납부 방식 | 단말기 연동 선·후불 결제 | 사전 등록 결제 or 사후 자진 납부 |
차로 구분 | 하이패스 차로 이용 | 전용 차로 또는 전체 차로 가능 |
차량 적용 범위 | 단말기 보유 차량 한정 | 모든 차량 가능 (하이패스 유무 불문) |
차로 구분 유무 및 운전자 입장 변화
하이패스는 단말기가 있어야만 특정 차로를 이용할 수 있고,
단말기 오류나 잔액 부족 시 출입구에서 멈추는 상황도 여전히 발생합니다.
반면, 스마트톨링은 번호판 인식 시스템이 모든 차로에 설치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차로를 찾지 않아도 되고,
하이패스처럼 단말기를 작동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하이패스 단말기 없이도
사전 등록만 해두면 자연스럽게 요금이 부과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운전자의 행동이 훨씬 단순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헷갈리기 쉬운 경우 정리 – 하이패스가 있어도 등록해야 하는 경우는?
많은 분들이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하이패스가 있는데 왜 또 등록하라고 하지?”라는 의문.
이건 제도 구조상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 하이패스 단말기는 ‘하이패스 시스템’에서만 작동합니다.
▶ 스마트톨링은 번호판 인식 → 차량 등록 여부 확인 → 요금 부과의 구조입니다.
즉, 하이패스가 있더라도
스마트톨링 시스템에서는 그 단말기 정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해당 시스템에서 사용할 결제 수단을 별도로 등록해야 합니다.
실제로 광안대교를 통과한 일부 차량은
하이패스 단말기를 갖고 있었음에도 스마트톨링에 등록하지 않은 상태여서
통과 후 며칠 뒤 문자 고지서를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 정리하자면:
하이패스가 있다고 해도 스마트톨링 등록은 필수입니다.
같은 ‘무정차 통과’라고 해도, 시스템 구조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3. 등록하지 않으면? 미납 처리 주의사항
스마트톨링은 ‘무정차 통과’가 장점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등록을 하지 않으면 납부 의사와 상관없이 요금이 미납 처리될 수 있습니다.
즉,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시스템이 자동으로 차량을 인식하고, 등록된 결제 수단이 없다면
‘요금은 발생했지만 납부는 되지 않은 상태’로 기록됩니다.
자동 결제되지 않는 차량의 경우
하이패스도 없고, 스마트톨링 등록도 되어 있지 않은 차량이
시범사업 구간 또는 광안대교를 통과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지나가지만,
그 차량의 번호판은 시스템에 자동 인식되어
‘미납 통행료’ 상태로 기록됩니다.
이후 약 1~2일 내에
운전자에게 문자 메시지나 고지서가 도착하게 됩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차량번호
- 통행일시
- 미납 금액
- 납부 기한 (통상 15일 이내)
- 납부 방법 (홈페이지, 앱, 콜센터, 현장 등)
15일 이내 납부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
만약 이 미납 통행료를 기한 내에 납부하지 않으면,
이후에는 다음과 같은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 우편 고지서 재발송
- 연체금 또는 추가 요금 부과
단기적으로는 큰 금액은 아니지만,
만약 반복되면 여러 건의 미납이 누적되어
정기검사 또는 차량 명의 변경 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자진 납부 없이 방치된 상태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행정상 미납 차량으로 분류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감면 대상자, 반드시 단말기 유지 필요
한 가지 더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국가유공자, 장애인, 저공해차량 등 통행료 감면 대상자는
반드시 기존 하이패스 단말기를 유지해야 합니다.
스마트톨링은 현재 감면 대상 차량을 자동으로 분류하지 않기 때문에,
감면 인증은 여전히 하이패스 단말기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즉,
하이패스는 더 이상 필수가 아닐 수는 있지만,
감면 혜택을 받고 있는 운전자에게는 아직도 꼭 필요한 장비입니다.
이 부분은 오히려 스마트톨링보다 하이패스가
법적·행정적으로 더 유리한 역할을 할 수도 있는 지점입니다.
4. 스마트톨링은 이제부터 일상으로?
하이패스가 처음 도입됐을 때를 떠올려보면,
많은 운전자들이 왜 굳이 이런 단말기를 달아야 하냐며 의문을 가졌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하이패스 없는 차량을 찾기가 오히려 어렵죠.
스마트톨링도 지금 그와 비슷한 위치에 와 있습니다.
단말기 설치 없이 요금소에서 멈추지 않고,
별도 조작 없이 번호판만으로 통행료가 자동 정산되는 시스템.
기술적으로는 이미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이고,
부산 광안대교처럼 전면 시행 사례도 하나둘 생겨나고 있습니다.
교통 흐름 개선, 정체 완화 기대
스마트톨링이 지향하는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요금소 앞 병목 현상 해소입니다.
하이패스도 통과 속도를 높였지만,
하이패스 차로를 찾기 위해 속도를 줄이거나,
단말기 오류로 인해 멈춰 서야 하는 경우가 여전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톨링은
특정 차로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차량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체감 통과 시간이 더 줄어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토부는 시범사업 구간에서
차량 흐름이 평균 10~20% 이상 개선된 수치를 확보한 바 있습니다.
기술 도입이 아닌 제도 정착의 문제
이제부터 중요한 건,
스마트톨링이라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이 기술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정착시켜 가느냐입니다.
- 운전자 입장에서는 등록 방식에 대한 안내 부족
- 고령 운전자나 외국인 운전자 등 정보 접근성이 낮은 계층의 혼란
- 감면 대상자처럼 하이패스가 여전히 필요한 특수 사례
이 모든 요소는 기술이 아닌 행정 설계의 문제입니다.
즉, 제도는 더 편해지기 위한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소외되거나 혼란을 겪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정보 제공과 제도 설계가 함께 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제는 알아야 할 정보, 스마트톨링
스마트톨링은 ‘정지 없는 요금 징수’라는 점에서는 하이패스와 비슷하지만,
적용 방식과 결제 구조는 완전히 다릅니다.
운전자가 사전 등록을 했는가, 하지 않았는가
이 작은 차이가 실제 통행료 납부 방식과 고지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차량 번호 등록과 결제 수단 연결은
한국도로공사 통행료 시스템에서 간편하게 가능하며,
광안대교 시행 정보는
부산시설공단 공식 안내 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향후 고속도로 전면 도입 여부는 국토교통부 시범사업 종료 이후 결정될 예정입니다.
정보는 계속 바뀔 수 있습니다.
지금의 작은 확인이, 불필요한 납부 누락과 혼란을 줄이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